해발 1400m 고산지대에 있는 로이커바트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 브루거바트. 

오래전부터 자연적으로 뜨거운 물이 솟아나는 곳에서 몸을 씻는 행위는 치유의 한 방법이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온천의 효능을 입증하는 역사적 사건도, 온천을 즐겼던 위인도 많다. 이 때문인지 지금도 추운 겨울을 대표하는 힐링 여행지의 대명사는 뭐니 뭐니 해도 온천이다. 

글 이정선 사진 스위스정부관광청(www.MySwitzerland.co.kr/Zermatt)│파라다이스 스파 도고│셔터스톡 

참고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역사유적 1001》 《저스트 고 유럽》 해발 1400m 고산지대에 있는 로이커바트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 브루거바트.

대자연과 함께하는 온천욕 

스위스 로이커바트

알프스의 명봉, 마테호른 슬로프는 스위스 내에서도 가장 높은 스키 코스로 해발 4478m의 봉우리를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다. 

스위스 남쪽 발레주에 위치해 알프스 산맥에 둘러싸여 있는 로이커바트는 대자연을 감상하며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의 천연 온천수는 고대 로마 때부터 피로 회복, 노화 방지 등 신비한 효능을 지닌 것으로 여겨졌다고 한다. 

  그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의 온천수에는 칼슘과 유황뿐만 아니라 나트륨, 스트론튬, 철분, 불소 등 몸에 좋은 130여 가지 성분이 녹아 있어 문학가 괴테, 모파상 등이 칭송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1960년대에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스위스 보험사들이 가입고객이 치료 목적으로 로이커바트를 찾는 경우 체류비를 지급했었다는 사실은 이곳 온천수의 남다른 효능을 다시 한번 입증한다. 

  요즘 로이커바트는 자국민을 넘어 세계 각국의 웰빙족에게도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사계절 내내 스포츠와 레저를 즐길 수 있어 일상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휴식을 취하기에 그만인 곳이기 때문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겜미 고개에 오르면 산 위에서 신비로운 분위기를 띠고 있는 다우벤 호수를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하얀 설원에서 하이킹과 스키를 즐기는 묘미 또한 각별하다. 이 황홀한 시간 뒤에는 따뜻하게 몸을 녹일 수 있는 노천탕이 기다리고 있다. 주위를 병풍처럼 둘러싼 알프스 봉우리를 바라보며 온천을 즐기노라면 그곳이 곧 천국이 된다고. 로이커바트에는 30여 개의 온천장이 있는데 이 중 부르거바트 온천과 알펜테름 온천이 대표적이다.

조선시대 왕들의 요양지   

겨울에도 운영하는 국내 최초 유황온천수 파도풀. 어린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전 세대가 이용할 수 있다. 

 2008년 리조트 시설로 확장한 도고온천,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는 조선의 왕들로부터 사랑받은 요양지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세종대왕과 영조가 도고온천을 찾아 정사를 돌보면서 온천 치료를 받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 온천수는 피로와 스트레스 해소에 탁월한 유황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유황이라 하면 어디에든 많지 않으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이곳의 물은 조금 다르다. 보통 물 1L에 유황 0.1mg이 포함돼 있으면 유황온천으로 분류하는데 이곳의 온천수에는 40.9mg이나 들어 있기 때문이다.

   물놀이를 하며 건강도 챙길 수 있는 휴게 공간인 연인탕. 

이를 적극 활용해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는 치료 목적에 충실하다. 아산시와 대전대학교가 함께 운영하는 한의원인 온궁한의원이 이곳에 자리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온궁한의원에서는 일반적인 한의원 서비스 이외에 조선 왕들의 입욕법을 재연한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또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 실내 온천탕은 특이한 점이 있다. 음과 양의 조화를 위해 남녀 실내 온천탕을 매일 바꾸는 것. 그리고 녹차, 쑥, 레몬 등 비교적 친숙한 식재료를 활용한 스파와 인삼, 당귀, 황기, 진피 등 각종 한약재를 넣은 탕까지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사슴의 상처까지 치유하는     

카를로비 바리 곳곳에 설치돼 있는 콜로네이드의 온천수에는 보통 1L당 미네랄 6.5g이 들어 있다. 

카를로비 바리, 지명 그대로 해석하면 ‘카를의 온천’이라는 뜻이다. 이는 사냥에 나선 카를 황제가 다리를 다친 사슴이 온천수에 들어가 치유하는 모습을 보고 그 효험에 놀라 지은 이름이라 전해진다. 이후 유럽의 온천 휴양지로 떠오른 이곳은 베토벤, 쇼팽, 브람스 등이 즐겨 찾은 여행지로, 중세 시대부터 지금까지 사랑받는 유럽식 온천 휴양지 중 한 곳이다. 특히 프라하에서 2시간 남짓이면 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시 자체를 둘러보는 데 4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 프라하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당일치기로 많이 방문하는 곳이다.

오흐르제 강과 테플라 강이 합쳐지는 곳에 위치한 온천 도시, 카를로비 바리. 

이곳에서는 다른 온천 지역과는 다른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바로 온천수를 식용으로 마시는 것. 그래서 마을을 걷다 보면 사람들이 납작한 모양에 빨대가 달린 작은 컵 라젠스키 포하레크를 들고 다니며 온천수를 마시는 광경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그렇다고 카를로비 바리의 아무 물이나 마셔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시내 5군데에 콜로네이드라고 부르는 회랑이 있는데 이곳에서 나오는 물만 마실 수 있다. 단, 맛은 보증할 수 없다. 먹어본 사람들에 따르면 우리가 아는 물맛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고. 그럼에도 이곳의 방문객 중 30%가 재방문한다는 것을 보면 “몸에 좋은 것은 쓰다”는 말이 유럽에서도 통하나 보다.